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 소개
저자 대니얼 카너먼은 비 경제인으로서 2002년 노벨경제학상을 탄 천재 심리학자이다. 인간은 '합리적 선택을 하는 존재'라는 고전경제학의 프레임을 완전히 뒤엎은 '행동경제학'의 창시자로 심리학과 경제학의 경계를 허물고 인간의 비합리성과 그에 따른 의사결정에 관한 연구를 통해 경제주체의 이면을 발견한 독보적 지성인이다.
현재 프린스턴대학 심리학 및 공공행정 명예교수로 재직 중이다. 예루살렘 히브리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뒤 캘리포니아대학 버클리 캠퍼스에서 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시간대학과 케임브리지대학 응용심리연구소 과학자, 인지연구센터 연구원으로 활동했으며, 하버드대학에서 심리학을 강의했다. 비즈니스와 사회공헌 분야 컨설팅 회사인 '더 그레이티스트 굿(The Greatest Good)'의 설립자이기도 하다.
'불확실한 상황에서 행하는 인간의 판단과 선택'을 설명한 혁신적 연구 성과인 '전망 이론(Prospect Theory)'으로 2002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다. 심리학자인 그가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할 수 있었던 것은 심리학과 경제학을 완벽히 융합했기 때문이다.
카너먼과 동료 트버스키가 전망 이론을 발표한 1979년은 '행동경제학의 원년'으로 불린다. 2007년 평생을 심리학에 바쳐 이룩한 탁월한 기여를 인정받아 미국심리학협회가 수여하는 공로상을 받았다. 2011년 <포린 폴리시> 선정 '세계 일류 사상가', <블룸버그> 선정 '세계 금융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50인'에 이름을 올렸다. 2013년에는 오바마 대통령에게서 대통령 자유훈장을 받았다.
그 밖에도 미국심리과학협회의 탁월한 과학적 기여상(1982), 실험심리학자학회의 워런 상(1995), 일반심리학에 대한 기여가 인정되어 힐가드 상(1995)을 수상했다. 주요 저서로 행동경제학의 바이블로 자리매김한 베스트셀러 <생각에 관한 생각>이 있으며 다수의 논문을 통해 인간과 사회 이해의 새로운 길을 열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 소감으로 그는 "저는 고정관념에 기초한 인간의 두루뭉술한 사고와 편향성에 대해 연구했습니다. 인간이 모두 비합리적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합리성'이라는 개념은 매우 비현실적입니다. 저는 '합리성'이란 개념 자체를 부정하고 싶을 뿐입니다."
'생각에 관한 생각' 책 내용
이 책은 오류를 범하는 인간의 행동 양식을 분석해 전통 경제학의 프레임을 뒤엎고 행동경제학을 탄생케 한 천재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의 생각에 관한 생각이다. 인간은 정보를 처리하는 데 있어서 제한이 있고, 살고 있는 환경 자체도 합리적인 선택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 모든 대안에 대한 정보를 주지 않는 제한적인 환경에서 선택을 한다라는 것을 연구를 통해서 밝혔다. 따라서 경제학에서 보는 합리성이 현실적으로는 가능하지 않다고 피력한다.
20세기말 인류의 최대 발명품인 인터넷으로 인해서 우리는 수많은 정보들을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그는 인간이 여전히 많은 판단과 선택의 오류를 범하고 있는 원인은 인간의 사고체계에 있다고 말한다.
인간 머릿속에 있는 두 가지 사고체계를 각각 시스템 1과 시스템 2로 구분한다. 시스템 1은 빠르게 생각하는 '직관'이고 시스템 2는 느리게 생각하는 '이성'이다. 예를 들어 달려드는 자동차를 피하는 동물적 감각의 순발력이나 러시아의 수도를 떠올리는 것처럼 자동적인 기억의 정신 활동이 빠르게 생각하기인 시스템 1이고, 복잡한 수학 문제 풀이 같이 머릿속에서 즉시 떠오르지 않는 문제의 답을 계산하는 사고방식은 느리게 생각하기인 시스템 2이다.
또한 시스템 1과 시스템 2는 서로 교류한다. 예를 들면 피아노를 배울 때는 시스템 2로 의식하며 건반을 두드리지만 익숙해지면 시스템 1에 의해 손가락을 자동적으로 움직이는 경지에 도달한다. 오히려 이런 경지에 도달하면 시스템 2를 가동하여 손가락을 의식하면 꼬여버려서 음악을 망쳐버리게 된다.
우리가 문제를 파악하고 분석하며 행동을 결정하는 모든 과정은 이 두 가지 시스템에 의해 작동한다. 빠른 직관과 느린 이성의 교류는 언뜻 우리의 사고 체계를 완벽한 것으로 묘사하는 것 같지만 흔히 범하는 편향이나 확대 해석과 같은 오류는 우리의 사고방식에 한계가 있음을 들어낸다.
예를 들어 온순하고 착하며 수줍음이 많은 스티브라는 소년은 나중에 도서관 사서나 농부 둘 중에 어떤 사람이 될 가능성이 높을까 하고 사람들에게 질문하면 성격이 차분해 십중팔구 사서가 될 것이라고 확신할 것이다. 그러나 시실 스티브는 농부가 될 가능성이 더 높다. 그 이유는 미국에는 사서보다 농부의 숫자가 스무 배나 많기 때문이다.
이처럼 현실에서는 엄연히 통계가 존재함에도 사람들은 단순히 유사성이나 각자의 고정관념에 의존해 판단을 내리는 경향이 있다. 이것을 고정관념에 기초한 추론적 판단 휴리스틱이라고 한다. 적은 정보로 간단하게 어림잡아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휴리스틱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한국말로는 주먹구구식 방법 혹은 어림짐작 방법으로 표현할 수 있다.
인간은 이 휴리스틱이 아주 빠른 시간에 판단이나 선택을 하게 해주는 점에서 에너지 소모가 적어서 큰 장점으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휴리스틱은 적절한 방식으로 판단이나 선택을 하는 것이 아니다. 휴리스틱은 시스템 1이 야기하는 직관적인 사고를 하게 되어 연상작용에 크게 휘둘리는 편향이라는 치명적인 약점을 지녔다.
반면 주의를 기울이는 시스템 2는 바보 같은 생각과 부적절한 충동이 표현되지 못하도록 막아주는 역할을 하여야 하는데 게으른 속성으로 말미암아 시스템 1을 막지 못하고 휘둘리게 된다. 우리가 의도적으로 시스템 2를 작동시키지 않으면 항상 시스템 1에 끌려가게 된다.
시스템 1은 머릿속에 들어오는 광범위한 정보를 자동적으로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으나 이러한 과정이 지나치면 정보에 대한 의심 없이 자신을 과신하게 되는 낙관적인 편향이 발생하는 문제를 일으킨다. 어떤 상황의 결과가 커다란 실패 혹은 실수의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서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을 낙관적인 편향이라고 말한다. 이 또한 시스템 1의 결과물이다. 우리의 직관은 지나치게 극단적인 예측을 하고 그것을 맹신하는 특성을 지니기 때문이다.
우리가 빠지는 편향과 낙관적인 사고에서 오는 잘못된 선택들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 저자는 시스템 1에서 기인하는 오류들을 막기 위해서는 직관의 속도를 늦추고 시스템 2에게 더 많은 도움을 요구하여 천천히 한 번 더 생각해야 인지적인 지뢰밭을 현명하게 빠져나올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자신의 결정이 최종적으로 드러난 결과보다는 만들어진 그 과정으로 평가되리라 기대할 때 비로소 더 나은 선택을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인간을 사회 및 경제 활동의 주체로 정의한 행동 경제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으로서의 인간, 그 인간의 행동, 그리고 그 행동을 조종하고 이끄는 인간의 생각이다. 인간의 사고체계는 감성적이고 직관적인 빠른 사고가 논리적인 느린 사고를 지배하면서 대부분의 인간은 불합리한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
저자는 결론적으로 빠른 사고 탓에 당신이 보는 것이 세상의 전부라는 함정에 빠져 근거 없는 낙관주의의 노예가 될 수 있다고 주의를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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